[G20 석학 인터뷰] 베이징대 쥐궈위 경제연구소장
G20 정상회의 결의 나오면 상설기구 만들어 제도화해야
"한국에서 아시아 첫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것은 한국에 큰 영광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아시아의 경제적 지위를 인정하고 존중한다는 점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
쥐궈위(雎國余·사진) 베이징대 경제학원 경제연구소장은 서울 G20 정상회담을 앞두고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글로벌 경제가 일체화되고 있는 시대에 G20 정상회의가 만들어진 것은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라며 "정상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을 실행할 수 있도록 상설기구를 만들어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쥐 소장은 중국의 대표적인 원로 경제학자이자 거시경제 전문가로 꼽힌다. 1970년 베이징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40년간 경제학원 교수로 재직하며 경제학원 부원장, 학술위원회 주석 등을 거쳐 현재 경제연구소장으로 있다. 대표적인 지한파 경제학자로, 지난 1999년 '베이징대를 빛낸 뛰어난 교수 10명'에 선정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결성된 G20 정상회의가 장기적으로 어떤 역할을 할 것으로 보나.
"G20은 선진국과 개도국이 같이 모여 서로 충돌하는 주제에 대해 토론하고 공통 인식에 도달하는 일종의 플랫폼이다. 지금까지 5차례 열렸는데 매번 위기와 도전 상황에서 열렸다. 지난번만 해도 금융위기 후유증을 해결하는 것이 주요 의제였다. 유럽연합(EU)의 재정 위기에 대한 해법을 찾아냈다. 이번에는 환율 갈등이 초점이 될 것이다."
―G20에 사무국 등을 설치해 제도화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상설기구를 통해 G20 정상회의 정신이나 결의를 이행해 나가야 한다.
단번에 WTO(세계무역기구)나 IMF(국제통화기금)처럼 되지는 못하겠지만 그렇게 발전할 수도 있다고 본다. 참여국 수는 이후 상황에 따라 22개국이나 18~19개국으로 늘리거나 줄일 수도 있을 것이다."
―중국이 G2(주요 2개국) 역할을 해야 한다는 시각이 있다. 중국의 위상과 역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G8만으로 글로벌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제는 중국이나 인도, 브라질의 목소리를 듣지 않을 수 없다. 남아프리카공화국, 터키, 아르헨티나처럼 잠재력이 큰 제3세계 국가들의 의견도 들어야 한다. 하지만 G2에는 동의할 수가 없다. 완전히 상상의 산물이다. G2를 말하는 사람들은 중국의 빠른 성장, 군사력 강화 등을 예로 든다. 하지만 본질을 봐야 한다. 1인당 GDP가 세계 124위에 불과한 중국이 어떻게 G2가 될 수 있겠나. 상하이나 베이징 같은 대도시는 미국·유럽 수준이지만 농촌은 아프리카와 크게 다를 바 없다. 미국과 비슷해지려면 솔직히 말해 수십년, 길게는 반세기 정도 걸릴 것이다."
―중국은 내년부터 5년간 목표 성장률을 7%대로 낮췄다. 중국 경제의 미래를 어떻게 보나.
"앞으로 5년은 중국의 경제발전모델 전환에 관건이 되는 시기다. 이 5년간 중국은 정상적으로 성장해야 한다. 과도한 성장은 안 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다만 일자리 때문에 성장률을 너무 낮게 가져갈 수 없다. 매년 2% 포인트 성장이 줄면 실업률이 1% 포인트 올라간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연 8% 이하 성장은 안 된다고 하는 것이다. 하지만 10% 이상은 필요 없다. 7.5~8% 수준으로 연착륙하는 것이 가장 좋다."
―미국 경제의 회복 속도를 어떻게 보나.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환율 문제가 핵심 쟁점이 되고 있다.
"환율 전쟁이라는 말은 조금 과장돼 있다고 본다. G20 정상이 모여 회의를 하는 것도 결국은 환율 전쟁 방지를 위한 것 아니겠나. 회의석상에서 더 첨예하고 격한 말이 오갈 수는 있지만 결국 해결 방법을 찾을 것으로 본다."
출처 >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0/11/09/2010110902065.html (한국어)
http://chn.chosun.com/site/data/html_dir/2010/11/11/20101111000032.html (중문)